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스크랩] 어제는 4.19

터잡이야초 2011. 1. 7. 10:49
어제는 44주년 4.19 혁명일...
큰 맘먹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수유리 4.19국립묘지에 가서
기념식에 참석하였다.
원래는 시민들이 많이 참석하여 축제형 기념식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어제는 비가 많이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보이질 않는다.

4.19혁명...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독재에 항거한 시민혁명...
영령들의 혼이 내려와 그때 그 아픔을 씻기라도 하는 듯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억수로 비가 내린다.

조금 일찍 준비를 하여 4.19국립묘지에 도착해보니 여기저기 학생들과 시민들이
눈에 보인다.
정당 대표가 일찍 헌화를 하고 돌아가고 있었다.
엊그제 선거가 있어서인지 학생들이 당의장과 낯익은 당직자들에게 악수공세를
퍼 붇는다.
생활 속에 서서히 뿌리내리는 민주주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70년대에 처음 찾은 수유리 4.19국립묘지......
그때는 국립묘지도 아니었고 이렇게 근사하게 정비되지도 않았었지만
시민들이 가끔씩 찾아 혁명의 의의를 되새기곤 했었다.
지금 4.19국립묘지 기념관에 일목요연하게 그날의 사건들을 정리해서
전시해 놓았지만 그때는 선배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서 귀동냥으로 듣고
그 의의를 새기곤 했었다.

매년 고려대에서 학생들이 마라톤대회를 하고 행진을 하면서 교통이 통제되어야
겨우 인식했던 4.19의거일.... 그때는 혁명이라는 말은 5.16에나 붙일 수 있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4.19혁명이라고 쓰고 있으니 용어 하나에서도 이 땅에
민주주의가 꽃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 지난 세월은 4.19때가 되면 학생 시위와 체류가스로 시민들의 접근이
통제되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시민들에게 참여하라고
하니 참 많이도 바뀌었다.

제44주년 4.19혁명 기념일......
이 땅에 민주주의의 씨를 뿌리신 영령들을 다시금 생각하고 그날의 함성을 듣고
싶어 찾은 4.19국립묘지...... 날씨가 도와주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올 수 있었다. 현장에서 4.19혁명을 되새겨 보고 영령들에게 묵념을 올렸으며
행사 후에 헌화까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내 스스로 찾아서 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제는 국가기념일도 국민이 참여하는 쪽으로 바뀌는 것 같아 흡족하다...
출처 : 불혹전후
글쓴이 : 소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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