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스크랩] 고향찾아 삼만리.........

터잡이야초 2011. 1. 7. 10:16
예전엔 고향방문이
연례행사 아니면
올림픽 열리는 해 겨우 찾든지.....
그런데 이번엔 월드컵이 열리는 해라서 그런지
올해만 벌써 두번을 다녀오고
오늘 또 고향을 찾게된다.......

나이가 차츰 차오면서
자꾸만 고향과 선산과 조상이라는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휴가조차도 고향쪽으로만 가고싶으니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들녀석 데리고
고향 선산 설명해줄려고 했더니만
학교와 학원일 때문에 도저히
시간을 낼수없다고 발을 빼고있다.
지난달에는 족보에서 우리집안만을 떼어서
가족족보인 가승(家乘)을 만들어 놓기까지 했었는데
녀석이 안간다하니 괜히 허탈해진다.

하기사 나도 그 나이에
할아버지 살아계실때 조상 얘기하면
괜히 다른 일 찾아 동행하지 않았었고
고리타분한 옛날 왕조시대 유물인양
치부해버리고 말았었는데
이제 내 차레가 되었는지
아들 녀석 그런 행동이 도체 못 마땅해 한다.
저도 시간이 지나면 다 수구초심의 마음이 되겠지.......

우리 조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의 9대조 어른이 우리 마을로 옮겨오면서
당신 조상의 묘를 남원에 모셨었는데
그 어른 혼자서 성묘를 다니다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묘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해
결국 능묘를 확인하지 못하는 불효를 초래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아들녀석에게 조상의 선산을
알려주어야 겠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요즘같은 정보화 인터넷 시대에도
왠지 불안함을 지울수 없었다.

이번 고향길에는 지난번 디지탈카메라로
선산과 고향의 이모저모를 카메라에 담아
자료로 남겨두어야 겠다.
내가 아주 고리타분한 길로 한걸음 더 깊게
들어가는 기분이다....ㅎㅎㅎㅎㅎㅎ
휴가를 겸해 가는 길이지만
마눌이나 다른 친척들에게는 이런 나의 계획을 일절 밝히지 않고
놀러 가는걸로 해놨으니 그네들에게는
별로 재미없는 휴가가 될테니 혼자 생각하면서
웃음을 지울 수 없다.....ㅎㅎㅎㅎㅎ

고향으로 향한 돈키님......
지금쯤 또 몇마리의 황구가 고향을 등졌을꼬.....
홍어는 또 그 삭힌 내음이 얼마나 진동을 할꼬.....
다음번에 그 내음을 따라 탁주 한사발과 어울려
또 한번의 밤샘을 기약해본다.......

님들.......
저 고향으로 떠난다고 신고합니다....
애증님.....
까페 잘 지켜주시소.......
출처 : 불혹전후
글쓴이 : 소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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