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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안,고창 간산기(2)여행등산/지난여행이야기 2011. 1. 7. 13:12
점심 식사를 원두막에서 하는데 그 맛이 꿀맛이다. 비가 간간이 뿌리는 속에서 김밥을 손에
들고 산하를 바라보니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풍경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계 유형원 유적비
반계 유형원의 집터를 방문할 때는 비가 더욱 사나워져 제대로 된 사진 한 장이 없다.
반계 유적지 앞에는 천마산이 아주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날은 비가 제대로 내려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운영진에서 사전답사 때에 찍은 사진을 빌어와 보는데 역시 아름답다.
집터에서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산의 중턱에 반계서원이 있는데 먼발치에서 확인만 했다.
반계유적지에서 바라본 안산(천마산)
반계선생은 평생 벼슬을 사양하고 32세에 이곳에 들어와 학문연구와 저술에만 몰두 하였는데
그의 저서 반계수록에서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농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토지
제도를 개혁하여 자영농민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선생은 실학을 학문의 위치로 자리잡게
하였으며 평생을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며 실학의 선구자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선생의 묘는 용인시에 위치해 있다.
용인에 있는 반계선생 묘. 뒷쪽우측은 선생의 부모 묘-나홀로문화답사인용
이어서 전두환 정권 때 보안사령관과 육군대장을 역임한 고명승씨 선영을 찾아나섰다.
가는 중에는 비가 다소 많이 내리더니 막상 묘역에 도착하니 가랑비로 변해있었다.
선영을 올라가니 제일먼저 커다란 귀암이 눈에 들어온다. 앞쪽으로는 곰소만 바닷가가
보이고 청룡은 나지막하게 내려오고 백호자락은 커다랗게 출렁거리는 사격이다.
고명승씨 선영...귀암이 상서롭다
선생님 설명으로는 대강수나 바닷가는 묘자리에서 보여서는 안되지만 거북이, 용, 날짐승에
관한 물형에서는 묘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은 영구입수형(靈龜入水形)으로 바닷가에
묘를 쓸 수 있는 곳이라고 말씀하신다. 같이 간 회원님께서 용맥을 설명하시면서 결인이 되지
못하고 퍼져 들어왔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다음 말씀은 알아듣지 못해 옮기지 못하겠다...ㅎㅎ
고명승씨 선영 뒷쪽에서 바라본 광경... 앞쪽에 서해바다가 놓여있다
형세나 좌향은 언급할 수 없으나 묘 뒤 입수 쪽에서 바라본 서해바다와 주변 사격을 보노라니
백호쪽의 인물이 나올만한 자리로 보인다. 내려오면서 묘비를 보니 주인공의 8대손이 비석을
세운 것으로 봐서 고명승씨의 상당한 윗대 선영으로 보인다.
고창 땅에 지천으로 널린 복분자 밭... 색깔이 가지각색이다...
간산팀을 태운 버스는 부안을 지나 고창으로 향한다. 고창은 내가 태어나 12년동안 살았던
고향이다. 고향을 방문할 때는 언제나 마음이 설레고 항상 포근한 느낌을 받는다.
반암마을 어느 집 담장에 핀 석류꽃...입가에 침이 고인다...
이날도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주변 산세도 내 눈에 익숙해서인지 편안하고 공기
마저도 왠지 다정한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지천으로 널린 복분자도 정겹고 주위의 꽃들도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아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다. 좁은 길을 큰 버스로 드나들며 어려운
간산을 했지만 천하의 대명당을 본다는 일념으로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는 회원님들을 보니
그 열의가 대단함을 느꼈다.
선인무수형의 양주최씨 묘...주산 차일봉의 거문토성이 보기 좋다
고창에서 첫 번째 간산지는 선인무수형(仙人舞袖形)의 양주최씨 묘였다. 거문토성의 주산을
배경으로 들어선 묘는 좌우전후 사격이 거의 완벽할 정도로 당판을 포옹하는 길지다. 선생님
말씀을 옮기면 일자문성(一字文星)이라는 말은 뚝방길 같은 낮은 것으로 약 20미터 내외의
것을 일컫는 말이고 토성산의 일반적 명칭은 거문토성(巨門土星)으로 해야 한다고 하신다.
멀리 말안장, 개이빨산 등이 좋은 사격을 이룬다.
양주최씨의 현무봉은 거문토성인 차일봉으로 가운데에서 맥이 나와 미와(微窩)의 음택을
일구었다. 선인무수형이라는 명칭은 앞쪽에 술병과 술잔 등이 보이기도 하지만 함께하신
회원님께서 청룡은 조금 낮고 백호가 약간 올라가서 선인이 춤출 때 소맷자락을 들어올리는
형상이라 하신 말씀이 더욱 가슴에 와 닫는다. 이곳은 내외광의 좌가 다르게 되어 있어
특이한 곳이다.
대명당인 영일정씨 할머니 묘
바로 인근의 영일정씨 묘(인촌 김성수씨 조모묘)로 도보로 이동했다. 이곳은 선인취와형
(仙人醉臥形)으로 선인이 술에 취해 누워있는 형국이다. 설에 의하면 선인이 취해 자다가
술상을 발로 차버려 술병이 거꾸로 서있고(壺巖) 쟁반이 날아가 산위에 놓여있다고(盤巖)
전해진다.
거문토성에서 평탐랑으로 이어지는 맥선..
선생님 말씀은 차일봉의 거문토성이 왼쪽 끝부분에서 뻗어나온 평탐랑(平貪狼)이어서
형국명도 선인이나 옥녀를 부여할 수 있는 목성(木星)이 되었다고 하신다. 영일정씨 할머니
묘는 곡장을 둘렀는데 묘소 안쪽으로 들어가 본 결과 곡장보다는 오히려 담장을 빙 둘렀다는
표현이 더 옳을 듯싶다. 일반적인 곡장은 전면이 틔어져 있는데 이곳은 전면도 담장으로
둘렀다.
영일정씨 묘의 망주석...세호가 특이하다..
특이하게도 망주석의 세호가 두 마리씩 되어 있고 그 사이에는 줄기식물을 새겨 놓았는데
청룡에는 두 마리가 모두 내려가고 백호에는 한 마리는 올라가고 한 마리는 내려오고
있었다. 오행에 의한 어떤 이유가 있을 법한데 알 수 없다.
안산에 있는 병바위와 소반바위... 이 일대의 묘는 모두 이것을 보고있다
영일정씨 묘는 대명당으로 알려져 있는데 입수처에서 안산을 보려했으나 앞쪽에 간지럼나무
(배롱나무, 목백일홍)가 가로막고 있어서 병바위를 시원스럽게 관찰하지 못했다. 이 마을에는
참으로 많은 묘들이 있었는데 모두 병바위와 반암을 향해 묘를 써서 발복을 기대하고 있었다.
동암 생가... 다 쓰러져 가고 있다
이 마을은 영일정씨 묘의 대명당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큰 인물도 이 마을에서
나왔다. 그가 동암 백남운 선생으로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생가가 영일정씨 묘 우측 작은
언덕에 있는데 지금은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동암선생은 월북인으로 군사정권 때는
아는체도 못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북한의 교육상, 최고인민회의의장까지 역임한
것으로 되어있고 1979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슬픈 전설의 소유자...능소화
고창 땅은 한밭 걸러 복분자밭이다. 예전에는 땅콩으로 유명했고 근자에는 수박으로 유명
했는데 지금은 모두 복분자를 키우고 있으니 농사도 어떤 유행을 타는 가 보다. 마을을 돌아
나오는데 담장에 딱 한송이 능소화가 피어있다. 능소화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꽃이다.
예전 궁궐에서 임금의 은혜를 입었던 궁녀 하나가 이제나 저제나 하며 임금님의 방문을
기다렸는데 끝내 오지않자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는데 죽으면서 자기를 담장에 묻어달라고
했다. 이유인즉 죽어서라도 임금님이 자기를 찾아오는 것을 보고 싶다나... 그래서 담장에
묻었는데 그곳에서 이쁜 꽃이 피었다 한다. 그래서 임금님이 찾아왔는지는 모르지만......
하늘에는 아직도 구름이 잔뜩 끼었고 산정으로는 물안개가 뿌옇게 퍼져있어 오히려 신비감마저
만들어주고 있었다.
초계변씨 묘...나무사이로 잘 보면 병바위와 소반바위가 보인다...
오늘의 마지막 간산지는 금반옥호형(金盤玉壺形)의 초계변씨 음택이다. 반암과 호암이 있는
산을 중심으로 마을이 있는데 이번 찾아가는 곳은 산의 정 반대 방향이다 보니 차가 산을
한바퀴 돌아 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마을 입구 다리 폭이 좁아 버스기사께서 애를 많이 먹은
곳이다.
소반바위 절벽에 있는 천지암...
반암마을로 들어서니 깎아지른 바위벽에 건물이 한 채 눈에 들어온다. 어느 분이 뭐하는
곳인지 물어 보기에 아무 생각 없이 아마도 절 암자가 아닐까 한다고 했는데 이곳이
천지암으로 호암선생과 인촌선생 등이 공부하던 곳이라 한다. 모를 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생각난다...ㅎㅎ
남출북류하는 주진천과 안산...
앞서 영일정씨 묘에서 안산으로 본 반암과 호암이 이곳 초계변씨 묘에서는 현무봉으로
놓여있다. 앞쪽으로는 주진천이 남출북류(南出北流)로 되어 있고 안산은 옥대로 멋진
사격을 이룬다. 시간이 없어 멀리서 바위를 조망하지 못했는데 아주 힘이 넘치고 신비감이
도는 바위산이다. 초계변씨 묘는 결록에 병총 상하지간에 진혈이 숨어 있다 해서 많은
지사들이 찾는 곳인데 이번 간산에서도 보니 묘 중간지점이 움푹 패인 것으로 봐 누군가가
이 자리를 팠다 묻은 것으로 생각된다.
내 고향에 이런 명당혈이 있었다니 새삼 놀라웠고 우리 선산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으니 그 기운을 조금이라도 받지 않았을까 그냥 웃으면서 생각해 본다...ㅎㅎ
이번 간산에 처음으로 참여하여 여러 선생님들의 박학다식한 풍수해설을 들으면서 책상에서
익힌 내용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기쁨을 알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참여해서 개안을 하리라
다짐해 본다...
<끝>
출처 : 천하장군문화유적답사회글쓴이 : 野草 원글보기메모 :'여행등산 > 지난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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