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兮山) 박두진(朴斗鎭) 경기도 안성(安城) 출신. 아호(雅號)는 혜산(兮山). 본관은 밀양. 연세대학교 교수로 있다가 1960년 4·19 당시 학원분규로 물러나게 된다. 그 뒤 우석대학(후에 고려대학교와 합병)과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거쳐서 1972년 다시 연세대학교 교수로 돌아와 근무하다가 1981년 정년 퇴임했다. 이후 말년까지 단국대학 초빙교수(1981∼1985)와 추계예술대학 전임대우교수(1986∼96)를 역임하기도 했다. 「향현(香峴)」·「묘지송(墓地頌)」·「낙엽송(落葉頌)」·「의(蟻)」·「들국화」 등 5편의 시작으로 『문장(文章)』을 통해 정지용(鄭芝溶)의 추천을 받고 시단에 데뷔했다. 조지훈(趙芝薰)·박목월(朴木月) 등과 함께 ‘청록파(靑鹿派)’의 한 사람이다. 8·15광복 후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좌익계의 조선문학가동맹에 맞서 김동리(金東里)·조연현(趙演鉉)·서정주(徐廷柱) 등과 함께 우익진영에 서서 1946년 조선청년문학가협회의 결성에 참여했고, 이어 1949년 한국문학회협회에도 가담하여 시분과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신자로서의 윤리의식과 강렬한 민주적 민족주의자로서 말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여 많은 시집과 산문집을 남겼다. 시집으로 조지훈·박목월 등과 함께 펴낸 『청록집(靑鹿集)』(1946)을 위시하여 『해』(1949)·『오도(午禱)』(1954)·『박두진시선』(1955)·『거미와 성좌(星座)』(1961)·『인간밀림(人間密林)』(1963)·『청록집·기타』(1967)·『청록집 이후』(1967)·『Sea of Tomorrow』(영역선시집, 박대인 역, 1971)·『고산식물(高山植物)』(1973)·『사도행전(使徒行傳)』(1973)·『수석열전(水石列傳)』(1973) 등이 있다. 또한 『속(續)·수석열전(水石列傳)』(1976)·『야생대(野生帶)』(1977)·『박두진전집』(시부문, 전10권, 1981)·『포옹무한(抱擁無限)』(1981)·『나 여기에 있나이다 주여』·『청록시집』(1983)·『한국현대시문학대계』(박두진시집, 1983)·『일어서는 바다』(1986)·『불사조의 노래』(1987)·『폭양에 무릎꿇고』(1995)·『당신의 사랑 앞에』(유고시집, 1999)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는 이미 시집에 실린 작품들을 총 정리한 전집을 비롯하여 중복되는 시선집도 몇 권 있다. 수필집으로는 『시인의 고향』(1958)·『생각하는 갈대』(1970)·『언덕에 이는 바람』(1973)·『하늘의 사랑 땅의 사랑』·『돌과의 사랑』(1986)·『그래도 해는 뜬다』(1986)·『햇살, 햇볕, 햇빛』 등과, 시론집으로『시와 사랑』(1960)·『한국현대시론』(1970)·『현대시의 이해와 체험』(1973) 등이 있다.
이들 산문을 총 정리하여 『고향에 다시 갔더니』·『여전히 들은 말이 없다』·『숲에는 새 소리가』·『밤이 캄캄할수록 아침은 더 가깝다』·『현대시의 이해와 체험』·『한국 현대시의 감상』·『시적 번뇌와 시적 목마름』 등과 같이 7권의 전집으로 묶어 1995년 10월 신원문화사에서 간행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한국전래동요독본』(1962)을 편성하기도 했다. 수상 경력으로는 아세아자유문학상(1956)·서울시문화상(1963)·3·1문화상 예술상(1970)·대한민국예술원상(1976)·인촌상(仁村賞(1988)·지용문학상(芝溶文學賞, 1989)·외솔문학상(1993)·동북아기독문학상(1997) 등이 있다.
새로운 자연의 발견과 이상향에 대한 법열적(法悅的)인 승화가 「향현」·「묘지송」 등 일련의 추천 작품을 비롯한 초기 시에 나타난 특색이라면, 바로 그 뒤에 간행된 시집 『해』의 시편들은 ‘산’과 ‘해’의 심상을 통해서 강렬한 생명력과 밝은 앞날의 예언을 노래하고 있다. 그 뒤 6·25동란의 비극과 4·19의 민주혁명을 몸소 체험하고 쓴 『거미의 성좌』나 『인간밀림』 등의 시편에서는 강한 반공의식과 역사적 현실의식을 바탕으로 부정과 비리(非理)의 정치현실을 고발하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오도(午禱)』·『사도행전(使徒行傳)』·『포옹무한(抱擁無限)』 등의 시편들은 그의 독실한 기독교적인 신앙과 윤리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끝으로 그는 말년에 직접 수석(水石)을 하면서 쓴 『수석열전』과 『수석연가(水石戀歌)』 등의 시편들은 그의 시의 핵(核)이기도 한 시원적(始原的) 생명을 노래하고 있다. 수석을 보면서 수석이 고요히 일러주는 내밀(內密)한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자신도 그들에게 끝없이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