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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하늘 바라보기
    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2011. 2. 22. 14:59
    서울에 살면서 하늘을 보기란 큰 맘먹고 나서지 않으면 보기 힘들다.
    여러해동안 집안에서 하늘을 보지 못한채 그져 그려러니 하고 지내왔는데
    오늘 아침엔 문득 하늘이 내 눈안에 꽉차게 들어오는 것을보고 정말 오랜만에
    행복감에 취해본다.
    근자에는 아침마다 안개에 싸여 하늘을 보기보단 신비로운 선계를 연상시키더니
    오늘 아침으론 파아란 하늘빛을 발하며 내 눈앞에 장관으로 다가오고있다.
    가을은 이제 찬바람과 함께 낙엽을 모두버리고 길 떠날채비를 완전하게 갖추었고
    몇 남지않은 은행잎은 이제는 노랗다 못해 창백한 얼굴 모습으로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노란잎 사이로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보노라니
    내 눈속에 초록빛 여름이 보이는 것은 씻을 수없는 지식의 상흔일까??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일찍 눈떠지는 습관은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집안 대충 정리하고 아이들 각자 내보내고 마눌과 조용히 차 한잔하며
    음악을 듣는다. 러시아 볼쇼이의 세미클라식인데 아는 곡도 많이 나와
    음악에 문외한인 내가 즐겨 듣는 음악이다. 조용한 아침에 듣는 음악은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마력을 지닌것 같다.
    최근에 나는 TV 보다는 라디오나 CD를 주로 듣고 지낸다. 라디오는
    들으면서 나름대로 책이나 신문을 읽을 수도 있기에 애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간의 여유가 한결 느껴지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는것 같다. 생각이 깊어지면 공상이 되기 십상이지만 가능한한
    현실의 언저리에서 느껴지는 좋은 일들만 생각하려 노력한다.

    이 시간 하늘은 점점 구름에 싸이고 희뿌연한 대기안개에 뒤덮여
    본래의 제모습은 찾을 길이 없어지고 있다. 아침에 파아란 그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허망하기까지 하다.
    가만히 내 자신을 돌아보매 불혹의 나는 제 모습을 지니고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아침에 본연의 모습으로 살려고 다짐하며 세상에 나갔다가도
    세파에 치이고 현실의 벽에 막혀 요령과 편리함만을 취하며 살지 않았는가?
    실패에 낙담하며 노력보다는 더욱더 자기를 기만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는가?

    음악을 들으며 공상은 하지 않기로 해놓고선 또 한번 약속을 어기고 있다.
    우리집 거실에는 윤동주의 서시가 걸려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차한잔 마시며 음악을 들으며 자신을 뒤돌아보게 된다.

    내일도 하늘은 여전히 제 모습을 보이겠지...???
    출처 : 불혹전후
    글쓴이 : 소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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