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꼭 건너야하는 횡단보도가 한군데 있다.
그곳은 다른곳하고는 달리
옆에 육교가 놓여져 있으면서
횡단보도가 함께 놓여있는 곳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이라
어린이들은 육교로 건너라는 의미인것 같다.
난 예전엔 주로 차를 이용해서
출퇴근 했으므로 그 횡단보도를 건너는 횟수는
그리 많지 않았었고
그러다보니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최근엔 매일 하루 두차레 그 길을 걷다보니
신호주기라든가 신호등 시간등에
자연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곳 신호등은 신호가 긴 편이다.
어쩌다 신호가 끝난 직후에 도착하게되면
무려 5분여를 기다려야지만
다음 파란불을 만날 수 있게된다.
그러다보니 성질이 급한 나는
육교를 건너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나도 그냥 우두커니 서서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쪽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 작은 일도 힘이 드는 일이라고
꾀가 생기고 시간이 좀먹냐...? 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아파트에서 이곳까지 약 5분여 걸리는데
아침 시간이면 모두 바쁘게 걸어간다.
종종 걸음으로 앞만 보고 걷는 사람...
잰 걸음으로 땅만 보고 가는 사람...
뭐가 그리 급한지 뜀박질로 뛰는 사람...
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들 속에서
항상 뒤쳐지게 된다.
나는 걸음이 느리고 세월아 네월아 하며
온갖 주위 사물을 다 참견하고
혹시 머리위에서 뭐라도 떨어져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하면서 걷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과 걸을때는
난 보통 뛰다시피 걸어야 보조를 맞추게 된다.
그런데 한가지......
내 앞에서 그렇게 뛰다시피 걷던 사람들이
예의 그 횡단보도 앞에가면
거의 다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것을 뭐그리 급하다고 뛰었단 말인가...???
횡단보도는 평등의 선이다...
새롭게 주어지는 인생전환점의 출발선이다.
기회의 평등선...
울퉁불퉁 가지런하지 못하고
정돈되지 않은 질서들을
어찌보면 새롭게 배열하는 sort 기능이다.
오늘 아침에 그 횡단보도에 도착하자마자
신호가 바뀌어 난 웃으면서 건넜다...ㅎㅎㅎ
봐라...
내 말이 맞지....???? ㅎㅎㅎㅎㅎㅎ
출처 : 불혹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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