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말했던가..?
섬진강의 봄은 말로 하는게 아니라고...
그져 눈으로 보고 느끼는 곳이라고.....
섬진강을 따라 올라온 봄빛은
구례에서 지리산 자락을 만나 머뭇거린다.
산등성 바위틈 여기저기에 처절한 생명을 이어가듯
척박한 자연에 아름다움을 심어주는 산수유....
그 하나하나의 생김새야 별것 아니지만
무리지어 피어나는 것은 환상의 세계다.
섬진강의 이른 봄은 하동에서 극명하게 경계지어진다.
하동 화개장터 남으로는 벛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데
그 위로는 아직 뾰루퉁하니 몽우리만 지어져 있다.
어째서 화개장터 길목을 기준으로 경상도와 전라도로 나눴는지
눈으로 알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맘때의 봄풍경이다.
쌍계사 십리 벛꽃 길 또한 아래쪽은 꽃이 만개했으나
계곡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아직 망울을 지은채 때를 기다린다.
시간이라는 무형의 존재가 길 따라 길게 제모습을 드러내는 곳이다.
강건너 전라도 땅엔 매화가 산 전체를 감싸고
진한 향을 남도 전역에 뿌리고 있다.
주말교통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지만
이런 지옥을 벗어나면 그야말로 유토피아가 곧 남도의 봄이다.
광양의 매화 밭...
초록빛 초원위에 하얀 눈을 뿌려 놓은듯 그 아름다움에 취해
발길을 뗄수가 없다.
섬진강의 하얀 모래밭과 푸른 잔물결 또한 눈을 돌릴수 없도록 만든다.
사군자를 말할때 매화를 제일로 쳤지만
이렇듯 아름다움까지 간직하고 있는줄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오다가다 만나는 노오란 개나리와 있는듯 없는듯 내색않고 있는 진달래
그들까지 함께 어우러진 3월말의 섬진강의 봄은
그야말로 꽃잔치가 아닐수 없다.
차창으로 떨어지는 꽃비를 맞으며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하동의 29번 국도를 또다시 달리고 싶어진다.
섬진강 매화마을
출처 : 불혹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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