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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서울 북악산 숙정문과 촛대바위 답사
    여행등산/지난여행이야기 2011. 1. 7. 11:31
    
    문화재청에서 그동안 배일에 가려져 있었던
    북악산과 서울의 북대문이라는 숙정문을 개방하기로 
    결정하고 하루가 지난 날...
    첫날은 비가 하루 종일 내려 조금 아쉬움이 
    남았을거란 생각으로 안타까와 했는데
    하루가 지난 오늘은 아침에는 잠깐 안개비가 비치더니
    오후들어서는 날씨가 개이고 답사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듯 보여 행장을 꾸려 홍련사로 향했다...
    <숙정문 개방 축하 플랭카드>
    
    참으로 좋은 세상이란 것이 요즘의 세상이 아닌가 싶다.
    대통령의 전용 휴양지였던 청남대가 일반에 공개되고
    인왕산이 개방이 되고 청와대 앞길이 개방이 되고
    이제는 청와대의 뒷담장이랄 수 있는
    숙정문과 그 일대까지 이번에 개방이 되었으니
    참여정부의 일련의 과정들이 
    권위주의의 강한 벽이 무너지고 국민과 함께 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봄날의 따사로운 햇빛을 받는 느낌이 든다.
    <숙정문 답사로 입구 검사소>
    
    정해진 시간에 도착을 해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홍련사 주위에 모여있었다.
    예약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내고 검사소를 통과하는데
    아마도 군부대 사람들인듯 건장한 사람들이 
    죽 늘어서서 날카로운 눈길을 보내는 것이
    죄없는 사람이지만 조금은 위축되게 만드는듯 했다.
    <인원 대기소>
    
    이곳이 청와대 외곽경계를 책임지고 있는 
    군부대라 하여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경청한 후
    조금은 부담을 느끼면서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여 안내자를 따른다.
    정각에 모임장소를 출발하여 철조망이 쳐진 
    경계지점을 통과하여 조선왕조 이래 
    거의 개방된 적이 없었던 숙정문을 답사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울렁거리고 흥분되어 발걸음이 빨라졌다.
    <안내자>
    
    이곳 개방은 잘 아시다시피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얼마전 기자들과 숙정문을 등산겸해서 답사하시고
    시민들에게 개방을 약속하신 이후 4월1일부터 
    일반 시민에게 개방되는 것이다.
    문화재청에서 숙정문 개방 이메일을 받고 바로 예약하여
    오늘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참으로 기쁘기 한량 없다.
    <인공나무계단>
    
    이번 행사를 위해 새로 만든듯한 인공나무계단을 이용하여 
    처녀림과 같은 숙정문을 향해 한 발 한 발 디디고 오르는데
    왜이리 발걸음이 가볍고 신이 나는지...
    나도 모르게 조금이라도 빨리 오르고 싶어서인지 
    보폭이 길어지고 걸음을 재촉하여 일행보다 조금 앞서고 있었다.
    <능선 위로 보이는 숙정문>
    
    숙정문과 촛대바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상당히 깊숙히 북악산을 향해 들어가는 줄 알았었는데
    막상 홍련사에서 출발한지 채 몇분도 안되어
    성곽이 눈 앞에 나타나고 곧바로 그 위에
    그토록 보고 싶었던 숙정문이 보였다.
    아니....이렇게 가깝게 숙정문이 있었더란 말인가...?
    <숙정문..역광이라 흐릿하다..>
    
    숙정문은 정도전이 한양의 문을 만들 때 음양오행에서
    북에 해당하는 지(智), 즉 홍지문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백성들이 지혜로움을 갖추었을 때 여러가지 정치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또한 음기가 강해 문을 폐쇄하기를 수백년 동안 했는데
    대한민국에 들어와서도 청와대 경비의 목적으로
    지금껏 막아오다가 이번에야 그 대문을 활짝 열고
    북쪽의 기운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숙정문의 역사야 말로
    어찌보면 오늘날 민주주의의 역사와 닮은꼴은 아닐런지...
    <숙정문..서측에서 본 모양>
    
    숙정문은 1970년대에 새롭게 누각을 세웠다고 한다.
    한성의 4대문을 익히 알고 있는 우리들에게 숙정문은
    결코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으면서 어찌보면 북한산성의 
    문처럼 초라하고 아담하여 4대문으로서 품격이 다른 것에 
    미치지 못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잡하다거나 
    경망스럽게 보이지는 않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우진각지붕에 그리 크지 않으면서도 잡상들을 배치하였고
    기존의 성곽과 홍예문을 그대로 활용하여 크게 수정함이 없이
    누곽을 복원하였으니 근세에 복원하였으면서도 비교적 
    비판을 덜 받는 건축물이 아닌가 싶다.
    <숙정문 현판글씨>
    
    숙정문이란 현판글씨 또한 힘이 넘친다거나 웅장함과는 
    거리가 먼 아늑하면서도 거스름이 없는 그런 글씨다.
    어찌보면 건축물과 배합이 잘 되도록 신경써서 쓴 현판같다.
    그런데 누구의 글씨인지 표기가 되어있지 않아 
    아마도 당시 다른 복원건축물의 예에서 보는 것 처럼
    왕이나 학자들의 집자로 된게 아닌가 싶다.
    <숙정문에서 본 삼청각>
    
    숙정문에서 바라보는 성북동의 터는 대부분의 가옥들이
    성의 북쪽에서 남향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계단식의 지세를 
    십분 활용하여 조망과 일조권을 두루 갖추었으니
    서울의 갑부들이 모여 살 만한 입지가 충분하게 보였다.
    더구나 바로 앞에 있는 삼청각은 예전에 요정으로 
    유명세를 치룬 곳이기에 더욱 세월의 변화와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었으며 숙정문 개방과 더불어
    과거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는 한 계기도 되는 것 같았다.
    <촛대바위 오르는 소나무 길>
    
    숙정문에서 촛대바위에 이르는 길은 소나무가 잘 정돈되어
    참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 있었다.
    더구나 비가 내린 후라 소나무 기둥으로 빗물이 흘러내려
    영상으로 보여지는 소나무의 모습이 더욱 뚜렷이 보여
    어쩌면 묻혀있는 진주를 캐낸듯이 마음이 뿌듯했다.
    사진을 찍기위해 연신 셔터를 눌렀는데 사람이 없게 나오기란
    애시당초 힘든 일이라서 뒤로 쳐져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안내자의 한마디에 발길을 돌렸다.
    "무리에서 떨어지지 마시고 함께 합시다...."
    <성곽에 대해 설명하는 안내자>
    
    서울의 성곽은 여러번 봐왔지만 이곳처럼 
    시대의 변천사에 따라 다양하게 축성된 곳은 보지 못한 것 같다.
    태조 때의 성곽은 주로 자연석 위주로 작은 돌로 쌓았다하고
    세종 때는 장방형마름돌, 숙종 때는 정방형의 돌로 보수를 
    하였다 하는데 이곳 숙정문 근처에서 보면 각 시대에 보수한
    돌의 모양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교육장소로도 그만인 것 같다.
    더군다나 최근에 보수한 성곽의 모양도 자세히 볼 수 있는데 
    돌 이음새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깎고 맞추어서 튼튼한 성곽을 
    만들었는데 후세에 문화재로서 손색이 전혀 없어 보였다.
    <촛대바위>
    
    촛대바위에 도착하니 작은 바위가 나타난다.
    일제시대에 맥을 끊는다고 바위에 철심을 박아 놓은 것을
    철심을 제거하고 그곳에 시멘트로 봉을 해 놓았다고 하는데
    일본의 만행을 다시한번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으며
    역사의 현장을 보면서 새롭게 애국의 의미를 되새김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촛대바위는 사실은 건너편에서 봐야 제대로 된 촛대형상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관람객들은 건너편으로 갈 수 없으니
    현실로 받아들이고 이나마 천혜의 풍광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심에 감사히 받아들여야 겠지...
    놓친 고기가 아깝다고 못 본 촛대바위의 모습이 아쉬움으로 
    크게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 아닐런지...
    <촛대바위 전망대>
    
    전망대에서 서울의 다운타운을 바라보니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나 경북궁의 근정전과 정부종합청사가
    바로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청와대가 지천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전에 비가 내려 안개에 휩싸인 서울의 도심지는 건물 윤곽이 
    뚜렷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신비감에 휩싸인체 아련한 과거로
    시계바늘을 되돌리는듯한 상념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흐릿한 서울 도심>
    
    600여년전의 한양을 처음 도읍지로 만들던 사람들...
    어쩌면 그렇게 음양오행에 철저하면서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건물 하나, 문 하나의 이름까지도 완벽하게 만들었는지...
    북한산성에서 한양의 터를 바라볼 때 느꼈던 광활함에 비해
    한양성에서 바라보는 한양의 터는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어느 곳에서든 느낌으로 다가오는 웅장함은 대등한 것이었다.
    당시 선조들의 새시대의 바람과 웅비하는 미래의 역사의식이
    내 눈에 보일 듯 잡힐 듯 오히려 그 느낌은 더 거세게 다가왔다.
    <북악스카이웨이의 팔각정>
    
    바로 앞에 보이는 북악산의 정상을 바라보며
    조금은 과하다 싶게 욕심을 내본다.
    저 정상까지도 빨리 개방이 되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아니 그런 날이 쉬이 올 수 있도록 여건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삼청각 본체건물>
    
    한가지..너무도 짧은 거리라서 맘 먹고 등산 한번 하려던 
    사람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으니 코스를 조금은 길게, 
    다양하게 함이 좋을듯 싶다.
    내려오면 삼청각을 들러 요모조모 구경하고 왔는데 삼청각과
    상의하여 관광자원화하는 방안도 괜찮을듯 싶다.
    하루...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어 기쁘다...
    
     
    
    흐르는 음악 :헨델 / 왕궁의 불꽃놀이
    
    출처 : 불혹전후
    글쓴이 : 소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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