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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오수에 취해...
    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2011. 1. 7. 13:05
     
        한동안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지내다가 얼마전부터 사무실에 나왔는데 시간의 흐름은 멈춤이 없어서 무채색이 신록의 계절로 다가오더니 이내 꽃망울을 터뜨리고 봄을 알린다. 사무실 부근에 제일 많은 나무가 벚꽃나무이다. 그래서 이 맘 때면 벚꽃을 보러 다른 곳에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멋진 꽃을 감상할 수 있게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한바퀴 돌아보니 꽃나무가 절정의 순간을 맞고 있는듯 아주 화사하게 연분홍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이 있으면 새가 날아온다더니 여기저기에서 새소리가 들리고 짝을 찾는지 연신 뿌드덕거리며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날아다니며 시끄럽게 굴고 있는데 지네들이야 어떻든 내게는 자명종 소리와도 같아서 한가한 시간을 갖고자 찾아온 손님을 나가라고 등 떠미는 꼴이다. 이런 무례를 보았나...? 그러나 어쩌랴...? 이곳은 그네들의 터이거늘 기별도 없이 찾은 나를 나무랄 수밖에... 쫓기듯 그곳을 나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햇살을 받으며 벚꽃을 바라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며칠 전 벚나무를 봤을 때는 아직 터지지 않은 꽃망울로 있었는데 엊그제 빗방울이 보이는가 싶더니 다음날은 벚꽃들이 하나둘 피어나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피어났다. 그 꽃이 피어나는 모습이 하도 장관을 이뤄서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였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잠시 딴 생각을 하는데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 나오는 팝콘이 연상된다. 꽃망울이 터지는 모습이 마치 팝콘기계에서 팝콘이 터지는 모습과 같다고나 할까...?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왜하필 팝콘 생각이 나는 걸까...? 나에게는 아직도 배곯은 추억이 남아 있어서 눈이 오면 하얀 떡가루로 생각하고 원숭이 똥구녕을 보면 사과만 생각하는 습성이 남아있는걸까...? 아님.... 오수에 취해서 헛것이 보였나...? 여의도까지는 갈 시간도 없고 사무실 근처에 있는 벚꽃나무를 감상하면서 혼자서 피식 웃어보고 작은 행복을 느껴보면서 오수에 젖어있는 마음을 다잡고 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ㅎ
    출처 : 불혹전후
    글쓴이 : 소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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