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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을 맞이하기 위한 몸부림...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2011. 1. 7. 13:34
가을을 맞이하기 위한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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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글을 쓰고 올린지가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손가락이 근질거려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글을 쓰곤 했는데 이제는 그마져도
찾아오지 않으니 글하고는 담 쌓고 지내고 있다.
글을 안쓰다보니 남의 글을 읽는 것도 등한시해져서
성의 없게 읽게 되고 대충 훑어보는 식이 되고 있다.
어디를 여행하고 오면 의례히 답사기를 써서 올렸는데
한 두 번 미루다보니 시기를 놓쳐서 쓰기 힘들게 되고
어떤 때는 그것도 일이라고 꾀가 생겨 사진만 주-욱
올려놓고 대충 마무리 하게 된다.
습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좋은 습관을 가져야한다고 수 많은 명언을 통해 익히
알고 있지만 그걸 지속하는 것은 고통이 수반된다.
요즘 언론에 집중적으로 조명되는 양심도 마찬가지...
한 번 양심을 거역하면 그 다음부터는 불감증에 빠져든다.
글 쓰는 짓거리로 시작해 양심까지 몰아부쳤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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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작하고 카페라는 걸 시작하면서 부터 지금까지
집사람으로 부터 듣는 잔소리가 있다.
"그걸하면 밥이 나오냐, 국물이 나오냐...?"
그럴때마다 나는 또 맞받아치곤 했다.
"세상 일을 하는데 꼭 밥 나오고 국물 나오는 것만 하냐?"
그래도 그 다음부터 글을 쓰거나 인터넷 카페 활동을
할 때는 슬금슬금 눈치를 봐가며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인즉 글 한 번 쓰는데 시간이 만만찮게 소요된다.
단순히 남의 글을 퍼다 나르는데도 카페 10여개를 관리
하다보면 족히 1~2시간은 소요되기 마련이다.
여기다 사진을 맞추고 음악을 맞추고 답글달고 하다보면
그 시간은 꽤나 길어진다.
신간이 편할 때는 다 이겨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이 불편하거나 하는 일이 순탄치 않을
때는 이것도 일이라고 자꾸 미뤄지게 되고 건너 뛰게
되어 언제부터인지 글을 아예 올리지 않게 되어 지금은
글 쓰는게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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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가을이 찾아오면 왠지모를 설레임을 갖게된다.
추억, 그리움, 사랑, 외로움, 만남......
이즈음에 이르면 그냥 무언가라도 펜을 들어 쓰고 싶어
지고 누구에게라도 한 줄의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한 편의 시를 쓰고도 싶고 그냥 지인들께 안부를 묻는
글을 올리고도 싶어진다.
올해도 가을이 벌써 내 손 끝으로 찾아온 모양이다.
손가락이 근질거리고 몸 아래에서 윗쪽으로 뭔가 뭉클
거리는 것이 올라오고 눈동자가 촛점을 잃어가고 있으니
분명 병이 찾아오고 있는 증거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병... 가을병이다.
올해는 이 가을병을 치유하기 위해 일찍부터 서둘러
예방주사를 맞고있다. 이번 주 부터 답사팀과 함께
부지런히 돌아다닐 생각이다. 이달만 5군데에 다녀오고
다음달에는 아예 가을병이 발을 못붙이도록 틈을 주지
않을 생각이다. 그렇게해서 나를 지독히도 힘들게하는
이 가을병이라는 녀석을 떨쳐버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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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글을 계기로 좋은 습관으로 글쓰기가 남아나길
기대해보면서 어렵게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출처 : 천하장군문화유적답사회글쓴이 : 野草 원글보기메모 :'사는이야기 > 예전에 쓴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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