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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그분이 찾아 오신 날...
    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2011. 1. 7. 13:08
       
        그분이 찾아 오신 날... 얼마전 TV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진 유행어 중에 그분이 오셨다...는 엉뚱한 말이 있었다. 아마도 느낌을 표현한 말일게다... 요즘 내 입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말도 바로 "그분이 오셨네요..."다 해마다 잊지 않고 꼭 이맘 때 찾아오시는 분...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다 갑자기 눈이 껄끄럽고 콧속이 간질거리더니 재채기를 몇번 한다. 그분이 오신 신호다... 놀래서 화장실로 달려가 온 몸을 온수로 씻고 작은 약 한톨을 입에 넣고나니 다소 안심이 된다. 그래도 호흡이 가쁘고 몸 상태가 여전히 안좋다. 해마다 연산홍이 필 때 찾아왔다가 아카시아가 피는 비오는 날 가시는 분... 몇 년 전까지만해도 그분을 상면했었는데... 지금은 오신다는 기별만 있으면 내가 먼저 약을 먹고 자리를 피하니 만나지는 못하고 있다. 오늘은 그분이 와서 유난히 세게 문을 두드린다. 그래도 문을 걸어 잠그고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부단히도 노력한다. 약을 먹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차문을 꼭꼭 닫고 외출을 한다. 점심 후에 오수에 취해 잠깐 빈틈을 보였더니 그분이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 내 호흡을 가로막고 서있다. 숨소리가 천식을 동반하고 콧물이 박자를 맞춘다. 이럴 때는 이미 약물도 소용이 없어지는데... 손과 눈과 얼굴을 씻고 약을 먹고 기다려본다.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앉아있으려니 그분도 잠이 들었는지 조용해 진다. 참으로 고약한 인연을 맺은 덕에 해마다 고생이다. 그래도 명의를 만나 약 한톨로 작년까지 잘 버텼는데 올해는 그 약만 믿고 몸을 함부로 놀렸더니 그분이 바로 비집고 들어온다. 그래서 평소에 잘 하라고 했는데... 이제는 때 맞춰 약을 잘 먹고 몸을 깨끗하게 하고 마음을 겸허히 해서 그분을 약올리지 말아야겠다. 어차피 같이 동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분의 존재를 인정하고 행동거지를 조심하면서 조용히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알러지... 그분은 오늘도 내 주위를 맴돌이 하고 있다.

        출처 : 천하장군문화유적답사회
        글쓴이 : 野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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