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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삼복에 만난 놈,놈...
    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2011. 1. 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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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무지 소식이 없어 수소문 하던 고등학교 친구를 30년만에 만났다. 유명 대기업의 상무로 근무한단다. 그 놈 출세를 했네... 지나간 시간들을 들추어낸다. 까까머리, 검은 교복, 흑백 사진 그래도 눈에 힘이 넘치고 빛이 나고 두 주먹은 언제나 강했었는데... 잊혀진 얼굴을 하나하나 조각한다. 이 놈 얼굴에 세파가 묻어있다. 스트레스에 돈때도 묻어있다. 어릴 때 없던 욕심도 붙어있다. 돈도 없고 끗발도 없는 나더러 애들 다키워 놓고 놀고 있다고 오히려 여유로워 부럽다고 한다. 누구 약 올리는지...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기에 두 귀 쫑끗 세우고 들어보니 글쎄 자식 유학보내서 성공시키고 노후에는 가족과 여행이나 하겠다고... 그게 작은 소망이냐 이놈아~ 문화유산답사 카페를 소개하면서 여행하는 것도 지금부터 배워야 하고 마음의 여유도 노력해야 얻어진다고 같잖은 훈수를 늘어놓고 말았다. 바쁜 놈은 바쁜대로 살아가고 노는 놈은 놀면서도 바쁘다 하니 세상은 온통 바쁘고 숨이 가쁘다. 오늘따라 왜이리 더운겨...? 큰 빌딩 앞에서 헤어지면서 난 더위에 숨을 헐떡이고 단추를 푸는데 그 놈은 기계 속 냉골로 들어가면서 양복 단추를 채우고 있다. 웃는 얼굴이 근엄으로 바뀐 체 걸음걸이도 갑자기 무겁게 느껴진다. 뒷 몰골이 안타깝고 힘들어 보인다. 되돌아오는 내 발걸음은 삼복 더위에도 왜이리 편안한지...
    출처 : 천하장군문화유적답사회
    글쓴이 : 野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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