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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모기꽃도 꽃이랑께...........
    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2011. 1. 7. 10:17

    언제나 여름철이면
    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다름아닌 모기와의 전쟁때문이다.....

    서울에서의 생활은 그런대로 버틸수 있지만
    휴가철에 시골에 내려간다거나
    야외 모임이 있는 날에는
    난 아예 반 죽은 목숨으로 비유된다...

    모기에 민감하게 된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것 같다.
    예전엔 아마도 물을테면 물어봐라...란 식으로
    버티었는지도 모르지만
    느낌으로 모기를 두려워 한것은
    근자의 일인듯 싶다.

    군생활하면서도 크게 모기를 두려워하진 않았는데
    그렇지만 그때도 유난히 모기를 잘탄다고 하여
    동료들이 모기감별사란 별칭을 붙여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기를 의식하지 못할때도
    난 벌써 몇번 손바닥으로 다리쪽을 후려치곤 했으니 말이다.
    또한 다같이 한방에 있어도 꼭 내게로만 다가오니 말이다.

    그래도 그때는 다행이었던 것이
    군에는 바르는 모기약이 나오기 때문이다.
    모기약 한병을 온통 군복 겉옷에 바르고
    조그만 틈새도 보이지 않으려고
    사정없이 문지르고 옷을 묶고 하여 완전무장을 하지만
    꼭 한두군데는 여지없이 물리곤 했다...
    주로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
    사타구니나 목덜미 같은.......ㅎㅎㅎㅎㅎ

    언젠가 그때도 모기에 대비하여 완전무장을 하고 순찰을 도는데
    차마 얼굴에는 모기약을 바르지 못한게 화근이었다.
    순찰을 도는 도중에 얼마나 얼굴근처에서 맹맹 거리는지
    쫒다가 내가 쫒겨 중도에서 순찰을 포기하고 말았다.
    나중에 보니 입술 위, 눈두덩 위에 커다란 혹이 붙어
    몇일간 얼굴도 못들고 다닐 정도였다.
    나중에는 얼굴에 씌우는 모기장이 나와
    그런 불상사는 면할수 있었지만.......ㅎㅎㅎㅎㅎ

    그 놈들은 정말 기가 막히게 명사수들이다.
    순식간에 앉았다 가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정확히
    핏줄위에 앉을 수 있는지...
    어느 연구기관에서 모기의 그 정확성을 연구한다는 소리도
    들은것 같은데 무엇으로 그렇게 정확한 지점을 찾을까...???
    혹자는 사람의 냄새라고 하기도 하고
    내 피가 모기에게 맛있어서 그런다고도 하던데
    아무튼 나와 모기는 천생연분인듯 하다...

    내가 모기를 잘 탄다고 해서
    나는 오해를 많이 받기도 한다.
    몸을 씻지않아 더러워서 모기가 모여든다느니
    뚱뚱해서 면적이 넓어 다른사람보다 모기를 잘 탄다느니
    피가 당분이 많아서 그렇다느니
    참 속설도 가지가지로 내게 붙여 둘러댄다.
    그중에서도 제일 기분 언짢은 소리는
    나더러 덜 진화가 되서 모기와 사촌이라는 소리다.
    모기가 이웃사촌을 좋아하여 내게만 온다나........
    내가 억지로라도 모기를 멀리하니 이웃사촌은 아님이 분명하고
    머리 크기도 내가 훨씬 큰데
    어찌 나와 모기가 사촌이 될수 있는가....?ㅎㅎㅎㅎ

    난 그래도 여름철이면 희생정신을 많이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나하고 같이 여행이나 휴가를 가게되면
    우선은 그네들 보다 내가 먼저 모기를 접하여 인사도 나누고
    공습경보를 울려주니 그네들은 대비를 하게되고
    또 똑같이 있어도 내 피를 더 좋아하니
    그네들에게 적선을 배푸는 꼴이 되니 말이다.

    그 덕에 내 몸에는 휴가가 끝나고 나면 항상 울긋불긋 꽃이 피게된다.
    난 이 꽃을 이름하여 모기꽃이라고 부른다.
    어찌하여 꽃도 아닌것을 꽃이라 하느냐고 말할 이 있겠지만
    모기꽃은 한 열흘간 피니 화무십일홍에 딱 맞고
    매일 내 손으로 긁어대니 벌나비 마냥 꽃에 관심을 가져주고
    알로에 같은 걸로 매일 발라주니 향내도 있지않은가...???
    그러니 모기꽃도 꽃이랑께............ㅋㅋㅋㅋㅋ

    이번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모기꽃이 참 많이도 피었다.
    어떤 꽃은 연신 가려움으로 나를 보채고
    어떤 꽃은 물린데 또 물려 아주 겹겹이 핀 장미송이 같고
    어떤 꽃은 벌겋게 충혈되어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어린 소녀의 가슴팍을 닮아있다.....
    여름철 치열한 전투에서 얻은 상흔인 체
    그렇게 나와 함께 같이 가야할 운명인가 보다.
    그져 바라만 봐도 행복하다던 노랫말처럼
    난 그져 바라만 봐도 가려웁다.....ㅎㅎㅎㅎㅎ
    출처 : 불혹전후
    글쓴이 : 소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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