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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초 채영석선생 간산기]渡水脈으로 연결된 武昌浦 `석대도`풍수이야기/풍수간산기 2011. 9. 1. 11:30
자명종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아침 6시다. 일요일인데도 부지런함을 떠는 것은 한시나마 도심을 떠나, 산천 곳곳에 산재한 명당에서 내 생명의 기운을 축적하기 위함이다. 바쁜 생활이 반복되면서 자꾸만 찌들어 가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부조화를 이러한 대명당(大明堂)의 터를 찾아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무한한 세계를 향한 도전과, 풍요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생의 설계를 확실히 펴고자 함이다.
그러나 풍수공부를 한다고, 또는 간산(看山)을 다닌다 하여, 나만이 천하명당을 소유할 수 있다는 선입감이나 우월감을 갖는다면, 그것은 천리의 근본을 깨 닳지 못하고, 허당(虛堂)을 명당(明堂)이라 주장하는 우(愚)를 범하고 말 것이다.
화창한 날씨 속에 답사버스가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버스 전용차선으로 들어서자, 아침공기를 가르는 굉음소리가 상쾌하기 그지없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안성진입로를 통해 연계되는,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던 답사버스가 대천 IC 를 빠져 나와 곧장 보령의 무창포로 직행한다. 음력 보름과 그믐 사리 때면 4∼5회에 걸쳐 무창포 해수욕장에서 바다로 솟은 석대도까지 1. 5Km의 바닷길이 열리는 일명 `모세의 기적` 으로 부르는 수중혈(水中穴)을 답사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물 갈림 현상이 일어나면, 해수욕장에서 석대도까지 연결되는 바닷길이 S자 모양의 우아한 곡선을 이루는데, 그럴때면 바닷길 위를 빼곡이 메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놓치기 아까운 장관이 연출된다. 넘실거리는 파도 사이로 뚫려진 바닷길을 걷다 보면, 수면 위를 걷는듯한 신비감에 휩싸이고, 운이 좋으면 바닷길 바위사이에 매복한 낙지나 해삼, 조개 등을 잡는 재미란 동심(童心)의 세계로 흠뻑 젖게 한다.
무창포(武昌浦)란 명칭은 무창의 서쪽 포구(浦口)란 뜻이고, `무창` 이란 지명(地名)은 조선조(朝鮮朝)때 세금으로 걷어들인 곡식 창고(倉庫)가 있어 그렇게 불렀는데, 한자로 의역(意譯)되면서 엉뚱하게도 굳세게 번찬한다는 무창(武昌)이란 뜻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얼마 전에 치뤄진 대선(大選)때,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가운데 자인, 무자(武字)와 '이회창' 후보의 이름 끝자인 창자(昌字)가 연상되면서, 우연치고는 희한한 지명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답사버스가 무창포 주차장으로 진입하자, 많은 관광객들이 모래사장을 한가롭게 거닐거나 제방에서 바다구경을 하는 모습이 차창 밖으로 비쳐진다. 버스에서 내려 땅을 밟자, 서해안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비릿한 내음이 코를 진동하고, 회원들 모두가 봄처녀 마냥 금방 들뜬 표정들이다. 백사장 너머 바다 가운데에 우뚝 솟은 석대도가 약간 희미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좀 더 가까운 위치에서 조망점을 찾기 위해, 바닷가에 융기된 바위 위까지 걸어가 석대도를 바라본다. 약간의 황사때문인지, 섬 전체가 선명하지 않지만 바닷길에서 연맥(連脈)된 산 봉우리가 섬 중앙에서 과협(過峽)되어 천마사(天馬砂)의 형상이다. 만약 혈을 맺는다면 과협처(過峽處)아래로, 중혈(中穴) 한 자리가 있을 법하다.
풍수에서 말하는 도수맥(渡水脈)이란 육지에서 진행하던 용맥(龍脈)이 바다나 호수를 건너, 섬으로 연결되어 물로 둘러 쌓인 곳까지 연결되는 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풍수를 장풍득수(藏風得水)라 하여, 생기(生氣)가 바람을 타면 흩어 지지만, 물을 만나면 멈춘다는 뜻이다. 그런데, 바다나, 호수 가운데로 맺는 수중혈(水中穴)은, 진행하는 용맥(龍脈)이 물을 만나도 멈추지 않고, 물 속을 뚫고 계속 진행 하다가 물 밖으로 융기(隆起)하여, 용진처(龍盡處)를 만들고, 결혈(結穴)하는 맥을 말한다.
수중혈이 되려면 육지에서는 도수맥을 보호하는 송사(送砂)가 필요하고, 섬에서는 맥을 영접하는 영사(迎砂)가 있어야 진혈(眞穴)을 맺는다. 즉, 육지의 과협처(過峽處)처럼 맥을 보내주고 맞이하는 영송사(迎送砂)와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용맥이 바다나 호수를 가로질러 행룡(行龍)할 때도 지상(地上)에서와 마찬가지로 개장천심(開帳穿心)과 기복굴곡(起伏屈曲), 과협(過峽)등 용맥의 변화 작용이 두드러 져야 진룡(眞龍)이 된다. 도수맥을 육안으로 분별하는 방법은? 수중으로 행룡하던 용맥이 기복하면서, 물 밖으로 융기된 작은 섬이나, 바위 등이 점점으로 연이어지거나, 또는 사리 때에 바다 길(용맥)이 열리는 경우인데, 이것을 총칭하여, 풍수에서는 물을 건너는 맥이라 하여 도수맥(渡水脈)이라 부른다.
수중혈의 발복(發福)은 물은 수관재물(水官財物)이라 하여, 먼저 부(富)를 취한 다음, 나중에 명예를 관장하는 귀(貴)로 진행하기 때문에 요즈음과 같은 세상살이의 세태를 잘 반영하기도 한다.
회원들 모두가 바닷가 까지 나가 답사를 하는 동안, 방파제 입구에서 김명식 고문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용맥을 유심히 관찰하는데, 자연산 굴을 채취하여 팔고 있는 할머니들의 집요한 권유에 못이겨 그만, 좌판 앞에 털썩 주저 앉아 굴을 안주 삼아 소주 잔을 들이킨다. 금방 뱃속이 싸해지면서, 세상을 들뜨게 한다.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가? 이 좋은 날씨에 풍수 답사도 하고, 서해바닷가를 배경으로 하여 소주잔을 기울이니, 온 천하가 마냥 내 것이 아닌던가?.'풍수이야기 > 풍수간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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