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몸이 된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자유로운 공기를 마셔보고 싶다...는 말이다.
공기에 등급이 있는지 내 알바 아니지만
억압된 공기가 있고 자유로운 공기가 있는 것임은
그들이 늘 하는 말로 입증되리라....
나는 5월에 반갑지 않은 손님을 맞고
억압된 공기에 억눌려 숨조자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한 시절을 보내야 하는 신세다.
그러다보니 자유로운 공기의 존재를 누구보다 실감하고
높은 담벽에 같힌 사람들 보다 오히려 내가 더
그 존재의 위대성을 느끼면서 보낸다.
어제의 비는 내게는 소중한 자유를 안겨준 비이다.
언제나 처럼 불청객 손님의 떠나는 날은
이무기가 승천하듯이 비를 동반하고 떠났는데
어제의 비가 내게 5월의 힘든 여정을 청산케하고
자유로운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한 구원의 비였다.
이제는 자유로운 몸이 되어
누구라도 만나고 어디든지 촐랑대며 다닐 수 있으니
이 어찌 출감한 사람과 다를손가....?
내가 죄수 아닌 같힌 몸이 되었을 때 여러가지로 배려하고
내게 안타까운 메시지를 남긴 여러 친구들에게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참으로 불가사의하고 신비로운 인체여.....
나는 이 몸의 어느 곳에서 이런 신비가 나오는지 알고 싶다.
5월 초하루면 어김없이 내게 와서 갖은 고통을 주다가도
하순 경에 이르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훌쩍 떠나버리는
알레르기여.....
내 너를 내년에도 기꺼이 맞을 준비가 되었으니
거리낌없이 찾아주길 오히려 내가 바란다.........
출처 : 불혹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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