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26일(음력 11월12일)
마눌과 나의 43회 생일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마눌과 나는 우연치고는 좀 특이하게
같은해 같은날 태어나 서로만나 지금에 이르렀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는 생일 자축 여행을 가곤한다.
올해는 눈이 보고싶어 강원도로 향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강원도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고
올 겨울 정말 눈 실컷 보고 왔다.
서울을 출발할 때는 다소 흐린 하늘이
진부를 지나면서 눈으로 바뀌더니
대관령을 넘으니 완전 폭설로 변해
모든 차량이 꿈적을 못하고,,,,
새벽 밤을 정말 기어서 정동진에 다가가니
날씨는 갑자기 진눈깨비로, 다시 찬 겨울비로 바뀌어
쌓인 눈을 녹이자 관광객들이 일순간 실망으로 출렁였다.
궂은 날씨에 일출은 꿈도 못꾸게 되고,,,,,
이번까지 정동진 일출구경 4번째인데 한번도
제대로된 해돋이를 보지 못했으니
정동진이 나를 거부하는 것인지...
환선굴에 가려고 삼척에 이르니 다시 날씨는 폭설로 바뀌어
이번엔 언덕길이 모조리 막혀 별 희안한 경험을 하게된다.
눈 덮힌 언덕길에 차가 서게되니
갑자기 뒤로 밀리면서 브레이크도 듣지 않고,,,,
위기의 상황에 버스운전수의 재치로 잽싸게 남정네들이
밖으로 뛰쳐나와 버스를 힘으로 받쳐들고
난 잽싸게 고임돌 하나 줏어들어 바퀴에 받치고,,,,
이때부터 여행은 고행으로 바뀌어 그 눈길을 헤쳐가며
모래주머니 터트려 길 만들고 차는 별도로 가고
하염없이 걸어걸어 겨우 환선굴에 이르니
눈덮힌 산은 장관을 이루고
나무에서 흘러내린 얼음기둥은 어느 선계를 그려낸듯 하였다.
눈 종류도 많지만 어제는 갖가지 눈을 다 경험했다.
환선굴은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주위경관은 참으로 멋지다.
원래는 눈꽃열차를 타기로 되어있었으나
눈 구경도 실컷했고 이제 눈도 지겨워지는 시점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위험한 산악코스를 마다하여 계획을 수정
추암 해금강으로 방향을 틀어 추암 일출봉을 구경만 하고 왔다.
다음에 그곳에 가서 일출을 봐야지 하는 다짐만 하고,,,,,
올해는 운 좋게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또 한번 일출구경은 실패했으니,,,,
한 가지 얻으면 한가지를 잃어버리는 것이
오히려 공평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올 한해 마무리 하고있다.
여러님들!
좋은 하루 보내시고
정말 얼마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마무리 잘 하시고 좋은 계획 세워 봅시다.
출처 : 불혹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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