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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오늘은 토요일, 반공일, 동짓날
    사는이야기/예전에 쓴글 2011. 2. 22. 15:09
    오늘은 토요일이다.
    어릴때 울 할머니 살아계실때
    토요일은 반굉일이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퍽이나 익숙하게 사용하던 단어다.

    당시에는 반공이 국시이던 시절
    어린이에게도 도깨비 같던 빨갱이들이
    금방 쳐내려 올것이란 불안감 속에
    이승복군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가
    노랫말로 만들어지고
    애향단이 조직되어 등하교시마다
    그 노래를 불렀던 시절
    난 토요일은 반공을 생활화하자는
    반공일로 알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요일의 반쪽 즉 반만 노는 공휴일이라는
    반공일-울 할머니는 반굉일이라고 하셨다-이란 것을 알고
    조금은 허탈해한 기억이 새롭다.

    오늘은 동짓날!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날인데
    동지하면 내게는 무엇보다
    어린 시절 추운 겨울의 의미로 다가온다.
    동짓달 기나긴 밤으로 대표되는 겨울!
    동지 팥죽으로 자리매김한 풍속 말고도
    가난한 생활속에 점점이 박힌 추억이
    참 많이도 생각나는 날이다.

    엉털님의 겨울 이야기를 빌지 않더라도
    어린시절의 겨울은 불혹전후 세대들에게는
    고통과 끝없는 어둠의 터널로 인식되어지지만
    되돌아보는 그 시절은
    참으로 아름답고 정겹고 평온한 어머님의 품같은
    그리운 시절이다.

    오늘따라 할머님 생각이 많이난다.
    어릴적엔 할머니 무릅을 베고
    그 흔한 호랑이 이야기와
    귀신이야기(누군가는 구신, 심지어 규신이라 하는 분도 있음..ㅎㅎㅎ)를
    밤 늦도록 듣다가 무서워 측간도 못갔던
    약하디 약한 내가
    빨갱이 잡겠다고 군인이 되었드랬으니....ㅎㅎㅎ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동짓날은 팥죽을 먹어야 액운이 달아나는 건데
    서울 출신 마눌은 그런거 있는줄도 모르고
    가까이 계신 어머님도 올해는
    팥죽 먹으러 오라는 말씀이 없다.
    아마도 당신 몸이 편찮으셔서
    올 팥죽은 생략한 모양인데...
    어제 통화하면서도 통 기운이 없어 보이신다.
    오늘은 퇴근하고 부모님댁에 가 봐야겠다.

    어제 하루 술 쉬었더니
    이렇게 가쁜 할 수가 없다.
    비록 오늘 저녁엔 또 한번의 만남이 도사리고 있지만...

    난 오늘 팥죽이 먹고싶다.
    출처 : 불혹전후
    글쓴이 : 소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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