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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가을 여행 다녀와서....終
    여행등산/지난여행이야기 2011. 1. 7. 10:23
    충남 서산...
    내포지방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에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난 벌써 3번째
    똑같은 코스로 답사를 다녀왔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갈때마다 느낌이 아주 다르기 때문이리라...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이번 가을 여행은 그 나름대로의 멋과 운치가 있었다.
    다가오는 겨울에도 아마 그곳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리라...

    서산지방에서 나는 답사코스를 항상
    수덕사로 부터 시작해서 해미읍성, 개심사
    마애삼존불,보원사지로 진행한다.
    수덕사의 대웅전은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
    그 연대(1308년)를 확실히 알수있는 최고의 건물이다.
    국보 49호로 지정되어있으며
    고려시대 맞배지붕의 장중하고 엄숙한 멋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대웅전의 측면을 보면
    아름다운 면분할의 느낌을 쉽게 느껴볼수 있다.

    해미읍성은 원래 충청병마절도사의 사령부로 썼으나
    군사적 중요성이 떨어져서 사령부가 옮겨가고
    그곳에 동헌과 관아건물들이 들어섰다.
    이곳이 유명하게 된데에는 1866년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때 감옥으로 사용하면서다.
    무려 1천여명의 천주교도들이 처형된 형장으로
    이용되었다.
    읍성안의 고목나무(호야나무)가 그 처형장이었다....
    아직도 철사를 건 자국이 남아있을 정도였으니....

    해미읍성 호야나무


    내가 이곳을 찾는 이유 중 제일은
    개심사를 찾아가고픈 마음에서다.
    개심사는 말그대로 마음을 여는 절간이다.
    우연히 읽은 책에서 개심사를 보고
    절 이름이 하도 좋아 찾아나선 이후로
    이렇듯 철마다 찾아오게 되었으니
    마음이 조금이라도 답답해 지거나
    뭔가 괴롭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때는
    난 이곳을 생각하게 되었다.

    서해안 고속도로 덕분에
    오다가다 들르기 쉽고 서울과 지척이라
    아주 편한 마음으로 쉽게 갈수 있는 잇점도 있다.
    개심사는 아무런 생각없이 찾아가도
    마음 어느 구석엔가 맺힌 응어리가 절로
    풀리는 절간이다.
    이곳에서는 서로 말이 필요없고
    오로지 계절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내가 느낄수 있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 곳이다.

    굳이 개심사를 소개하고픈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이 절간에 대해 몇가지는 써야하리라...
    주차장에 내려서 홍송이 빼곡한 오솔길을
    천천히 걸어 오르다보면
    구불구불한 그 짧은 길이 다소 호흡을 긴장시킨다.
    절 경내에 이르면 제일 먼저 작은 연못을 만난다.
    그곳엔 아직도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는데
    지금은 거의 다 썩어 위태위태하다.....
    그래도 그 다리를 나는 꼭 건넌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내 체중에
    오히려 더 불안해 하겠지만....ㅎㅎㅎㅎ

    개심사 연못 외나무다리


    개심사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심검당이나 종루에서 보이는
    가릿재가 휘어진 기둥들에서 볼수있다.
    이 기둥들은 보면 볼수록 내 마음을 휘어잡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정화의 기둥들이다.
    나는 언제나 이 절간에 가면
    이 기둥을 한번 안고 긴 호흡을 하곤 한다.

    개심사 종루


    그 아래에 있는 약수터 옆 창고는
    굴러다니는 돌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집인데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이 건물에서
    곧 무너질듯하여 위험하다거나
    정갈한 건축미가 없다고 말할이가 누가 있겠는가???
    자연과 인간과의 합일....
    이것이 개심사의 참 맛인것을......

    개심사 자연석 창고


    서산의 마애삼존불은 백제의 미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부여박물관에서 서산마애삼존불 모조품을 보고 와서
    좀더 색다른 면모를 보게 되었다.
    즉 마애삼존불에 지금은 누각을 세웠지만
    원래는 자연 채광으로 시각에 따라
    부처님 모습이 달리 보인다는 사실이다.
    정확히는 오후 2~3시경에
    부처님의 환한 미소가 절정을 이룬다.
    마침 그곳에 스님이 계셔서 직접 조명을 들고
    시연해 주셨는데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신도도 아니면서 스님께 합장을 하며 좋아라 감사드렸다.

    서산 마애삼존불(국보84호) 조명이 없으면 이렇듯 보입니다...


    마애삼존불 초입에는 돌장승 하나가 덩그마니 서있는데
    석양녘에 그곳을 지나다보니
    마을 수호신으로써 조금도 작아보이질 않고
    무언가 넘치는 기백이 있어보인다.

    마애삼존불 초입에 있는 돌장승


    보원사지는 마애삼존불 바로 위에 있는데도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곳이다.
    이곳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통일신라시대때
    창건된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는 법인국사 보승탑(보물105호)과
    보승탑비(보물106호)가 있는데
    법인국사는 신라말~고려초의 고승으로
    고려 광종때 왕사와 국사를 역임하고
    975년(광종26년)에 입적하신 분이다.
    보원사지에는 석조(보물102호), 당간지주(보물103호),
    5층석탑(보물104호)등이 남아있다.

    법인국사 보광탑비


    이런 허허벌판에 천년을 외로이
    하늘을 이고 서있는 석탑을 바라보노라니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잡초만이 무성한체 붉게 물든 감나무의 땡감이
    계절의 바로미터로 내게 쓸쓸함을 알려줄 뿐.....
    가을하늘 위로는 오늘도 한줌 새털구름이 흐르고 있다.

    출처 : 불혹전후
    글쓴이 : 소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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