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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파주지역 능원묘답사(장릉, 끝)답사는 즐거워/조선왕릉답사 2007. 1. 18. 01:04
보광사를 떠나 마지막 코스인 장릉에 도착했다.
왕릉답사 처음 시작할 때 멋모르고 장릉에 왔다가 비공개릉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래도 그냥 갈 수 없다고 막무가내로 들어갔다가 관리인에게 발각되어
알만한 사람이 그런다고 훈계를 많이 듣고 혼난 기억도 난다.
장릉 입구의 고목... 세월을 말해준다..
그 이후로 장릉 근처까지는 왔지만 그때 기억이 떠올라 가볼 엄두를 못
냈었는데 드디어 이곳을 어깨펴고 맘놓고 합법적으로 재실을 경유하여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왔다...ㅎㅎ
장릉 재실..
이번 답사에서 제일 많이 듣던 말이 포토라인이다... 무슨 뜻이냐면...
서로 사진을 찍으려고 먼저 들어가다보니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일정시간 머무른 다음에 들어가도록 하는 일종의 규약을 정한 것이다...
다같이 "포토라인"을 외치면 가던 길도 잠시 멈춰서는 여유를 갖고 답사에
임했다... 좋은 방법인 것 같아 다음에도 써먹어야 될 것 같다.
장릉의 홍살문과 능 원경.. 포토라인을 정해 놓고 찍은 사진..ㅎ
장릉(長陵)은 조선 제16대 인조와 왕비 인열왕후 한씨의 합장릉이다.
잘 알다시피 인조는 능양군으로 있던 1623년(광해군 15년) 반정에 성공하여
경운궁에서 왕위에 오른다. 이때 인조의 나이 29세였다.
인조는 거사의 명분으로 인륜을 저버린 것, 과도한 토목공사, 오랑케에 투항
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하나하나 들춰보면 인조와 인목대비(선조의 계비)가
광해군을 폐위시키는 이유로 내세운 3가지 명분은 반정을 합리화하고 광해군의
정사운영을 악정으로 매도했다는 사실 뿐이다...
최근에 광해군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온다. 광해군은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중립외교를 펼치며 실리를 취하려고 했는데 인조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친명배금 정책을 실시하여 결국 청의 침입으로 굴욕의 왕이 된다.
장릉의 정자각과 비각..
정자각 뒷문으로 바라본 장릉 사초지...
다른 릉에서는 거의 무너져 볼 수 없게된 수복방...
장릉 뒤로 펼쳐진 하늘과 사초지의 편안한 곡선...
망주석과 문무인석, 석마...
장명등...
망주석...
무인석..
장릉은 최초에는 파주 문산읍 운천리에 있었는데 영조 때 지금의 탄현면
갈현리로 옮기게 된다. 그러다보니 능의 석물들은 최초 조성시의 석물이고
병풍석과 일부 석물은 영조 때의 것이다...
장릉 전경...
사초지에서 바라본 정자각, 비각...
장릉에 올라보면 멀리 확 트인 조망이 아주 시원스럽다. 그러나 왕릉은
앞쪽에 안산이나 조산이 적절히 배치되어야 좋은데 그런 사격(砂格)들이
없다. 최근에 일산쪽 아파트군이 하늘로 치솟다보니 오히려 조산의 역할을
하게되어 장릉은 예전보다 더 편하게 된 것 같다.
장릉 곡장 뒤에서 바라본 원경... 멀리 일산 아파트 숲이 보인다...
장릉의 참도는 4단으로 되어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못 본 것 같다.
길눈이의 배위 시범... 무릎이 다 까졌다나...ㅎㅎ
장릉을 나와 앞쪽을 바라보니 멀리 아름다운 금형산이 보인다. 아마도
이 산을 옆으로 바라보면서 능을 조성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큰 길가에서 바라본 장릉...
어느 순간부터인지 인조에 대해 좋은 감정이 안들었다. 국왕은 국민을 위해
정치를 잘하고 판단을 잘해서 외침과 내란을 막아야 하는데 인조는 둘 다를
놓쳐 광해군이 겨우 이뤄놓은 왜란 뒤의 안정을 일시에 엎어 버렸다. 나중에
소현세자를 독살했다는 설이 있는 걸로 봐서 자질이 의심되는 왕이다.
반정으로 왕이 되었으니 한마디로 제왕학을 공부하지 못하고 왕이 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드러내놨다고도 볼 수 있다.
조선왕조에 그나마 더이상의 반정이 없어서 500년을 이어갔지만 후대에는
외척들이 득실거려 망하게 되었으니 당 태종 이세민의 '정관정요'를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조선조 태종 이방원의 선견지명을 새삼 되새겨 봄 직하다.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왕릉은 그게 그건데 뭘 그리 열심히 찾아다니느냐고
한다. 사실 석물이나 모양이나 어찌보면 정형화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항상 해드리는 말은.... 사계절이 다르고 아침 저녁으로 다르답니다...
하고 말한다. 이번 왕릉 답사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충만해서인지 끝난 뒤의
느낌도 오래 남아 있다. 그래서 답사기도 천천히 썼는지도 모르지만...ㅋㅋ
읽어주신 분... 함께 답사하신 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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